[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를 둘러싼 민주당 지도부 내 충돌이 이재명 대통령과의 만찬 이후 일단락됐지만 내부 갈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1인1표제 도입 시점을 비롯해 정청래 당대표의 연임 의사 등 친명(친이재명)계와 당권파가 부닥친 쟁점 자체가 해소되진 않았기 때문입니다. 1인1표제가 차기 당권을 좌지우지하는 요소인 만큼 갈등은 지속될 예정인데요.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경쟁의 서막이 오를 전망입니다.
김민석(왼쪽) 국무총리와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1월9일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 참석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대통령 만찬 이후…다시 '원팀' 강조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오후까지 이어진 민주당 내 대치 상황은 이 대통령과 새로운 당 지도부와의 만찬 이후 잦아든 분위기입니다.
지난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친명계와 당권파로 분류되는 최고위원들은 각각 1인1표제에 대한 발언을 내뱉으며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해당 행위를 운운하며 입틀막(입을 틀어막음)하는 것은 민주주의 정신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한 반면, 문정복 최고위원은 "'차기 지도부부터 이것(1인1표제)을 적용해야 된다'는 것은 또 다른 프레임을 만드는 일"이라고 직격했습니다.
같은 날 이 대통령은 정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후 6시부터 8시40분까지 만찬 회동을 가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옆자리에 앉은 정 대표를 향해 "혹시 반명(반이재명)이냐"고 농담을 던지자, 정 대표가 "우리는 모두 친명이고 친청(친청와대)"이라고 응수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는 게 박수현 수석대변인의 설명입니다. 당일 낮에 벌어진 내부 갈등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1인1표제 논의와 관련해 갈등을 빚었던 강득구 최고위원과 박 수석대변인도 하루 만에 화해 모드로 전환했습니다. 앞서 박 수석대변인이 1인1표제 관련 이견이 '당권 투쟁'으로 격화하자 '해당 행위'를 언급하며 경고를 날렸는데요. 이에 강 최고위원이 공식 사과를 요구하며 공방을 펼쳤습니다. 특히 강 최고위원이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김민석 국무총리의 측근인 터라, 이는 차기 당권 경쟁 국면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박 수석대변인의 사과에도 강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한 입장 발표를 예고하며 충돌이 예상됐습니다. 하지만 만찬 이후 강 최고위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늘 만찬과 조금 전 (박 수석대변인과의) 통화를 통해서 남아 있던 오해와 서운함을 풀었다"며 기자회견 취소를 알렸습니다. 그는 "오늘 만찬장의 분위기는 가볍고 유쾌했지만 그 안에 담긴 원팀을 향한 메시지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박 수석대변인도 "(강 최고위원이) 품 넓게 이해하고 사과를 받아줬다"면서 "우리는 탄핵의 'ㅌ' 자도 꺼내기 어렵던 즈음에 용기 있게 '윤석열탄핵 야 5당 국회의원 연대'를 태동시킨 동지"라며 원팀임을 강조했습니다.
권리당원 업은 정청래…계파 전면전 전망
강 최고위원과 박 수석대변인이 화해하면서 파국은 피했지만 갈등의 여진은 남아 있습니다. 친명계 인사들이 정 대표를 향해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연임 의사 표명과 1인1표제 적용 시점에 대한 논의는 진척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지난달 초 중앙위원회 통과가 좌초된 1인1표제에 다시 속도를 내는 것을 두고 8월 치러지는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시각이 팽배합니다. 1인1표제는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할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투표 반영 비율을 '20대1 미만'에서 '1대1'로 조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지난해 권리당원 찬반 여론조사를 거치고 보완책까지 마련했으나 끝내 정족수 부결로 1인1표제는 무산됐습니다. 새 지도부 구성 이후 재추진에 나선 1인1표제는 현재 최고위와 당무위를 통과했으며, 오는 22~24일 권리당원 여론조사와 내달 2~3일 중앙위 투표를 남겨놓고 있습니다.
1인1표제로 권리당원의 영향력이 더욱 세진다면 정 대표가 연임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된다는 게 정치권 평가입니다. 권리당원의 파급력은 지난해 전당대회와 올해 최고위원 보궐선거에서 확인됐습니다. 지난 전당대회의 경우, 정 대표는 대의원 투표(15% 반영)에서 박찬대 의원에게 뒤졌지만(득표율 정청래 7.04%·박찬대 7.96%) 권리당원 투표(55% 반영)에서 크게 이기며(정청래 36.56%·박찬대 18.44%) 당대표 자리에 올랐습니다.
이달 11일 열린 최고위원 보궐선거에서는 당권파인 이성윤 최고위원이 중앙위원 득표율 최하위(8.27%)에도 권리당원 투표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16.45%)을 기록하며 최종 2위로 당선됐습니다. 최고위원 보궐선거의 투표 반영 비율은 중앙위원 50%, 권리당원 50%입니다.
이렇다 보니 친명계가 적극 견제에 나서면서 향후 지지층 분화도 불가피한 실정입니다. 1인1표제와 관련된 당내 논란은 단순 계파 갈등을 넘어 차기 김민석 대 정청래 구도의 당권 경쟁을 둘러싼 계파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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