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민주당이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를 위한 당헌 개정 절차를 밟아가는 가운데 당내 파열음이 커지고 있습니다.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공개적으로 충돌하면서 1인1표제를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된 겁니다. 1인1표제 논란이 정청래 당대표의 연임 여부로 옮겨 간 상황에서 당 지도부 사이 수싸움도 격화할 전망입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내달 중앙위 앞두고…'해당 행위' 논쟁
민주당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무위원회를 열고 1인1표제 관련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습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당무위 이후 기자들과 만나 "대의원과 권리당원 1인1표제 개정 등 중앙위 안건 부의의 건이 의결됐다"고 말했습니다.
당무위원 79명 중 현장 참석자 16명을 포함한 61명이 표결에 참여했고, 이 중 2명이 서면으로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1인1표제 당헌 개정안은 오는 22~24일 권리당원 여론조사로 당원 의견을 수렴하고, 내달 2~3일 중앙위원회 투표를 통해 최종 확정될 예정입니다. 지난달 초 중앙위에서 정족수 부족으로 좌초됐던 1인1표제가 빠르게 재추진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정청래 연임용'이라는 의구심이 지속됨에 따라 당 지도부에선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1인1표제에 대한 이견을 두고 "일각에서 '해당 행위'라고 운운하면서 입틀막(입을 틀어막음)하는 것은 민주주의 정신을 저버리는 것"이라며 "대표의 뜻도 아닐 것이라고 믿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1인1표제 당헌 개정안이 의결됐던 지난 16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기된 이견이 '당권 투쟁'으로 비화하자, 박 수석대변인이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조금 더 가면 해당 행위라고 비난받아도 할 말이 없다"고 언급한 점을 꼬집은 겁니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취재진에게 "선출직 (최고위원)이 비공개 회의에서 발언한 것을 해당 행위라고 얘기하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하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이에 박 수석대변인은 "오해가 있었다면, 본인 발언권에 침해를 받았다는 생각을 한다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만장일치라는 최고위원의회의 결과와 달리 마치 큰 이견이 있었고, 이런 혼선으로 기사가 양산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박 수석대변인의 사과에도 강 최고위원은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행위 언급에 대한 입장을 밝힐 계획입니다. 강 최고위원의 경우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김민석 국무총리의 측근으로 평가됩니다.
'연임 포석이냐', '당원주권이냐'
1인1표제는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할 때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투표 반영 비율을 '20대1 미만'에서 '1대1'로 바꿔 표의 등가성을 맞추는 제도입니다. 이번에 1인1표제가 현실화될 경우 차기 당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더욱이 정 대표가 권리당원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된 만큼 친이재명(친명)계에서는 1인1표제 재추진 속도전을 정 대표의 연임 포석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 8월 치러진 임시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와 경쟁했던 박찬대 의원은 전국 대의원 투표에서 앞섰지만, 권리당원 투표에서 패해 당대표 자리를 넘겨준 바 있습니다. 지난 11일 열린 최고위원 보궐선거 또한 중앙위원 득표율 4위(16.54%)를 기록한 이성윤 최고위원이 권리당원 득표율에서 1위(32.90%)를 차지하며, 최종 2위로 최고위원에 선출됐습니다.
이렇다 보니 친명계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 최고위원들은 정 대표 견제에 나섰습니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이날 "선거룰을 개정한 당사자들이 곧바로 그 규칙에 따라 선출된다면 '셀프 개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며 "이번에 1인1표제를 도입하되 적용 시점은 다음 전당대회 이후로 당헌·당규를 개정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반면 당권파로 분류되는 이성윤·문정복 최고위원은 1인1표제가 정 대표의 공약이라는 점을 내세웠습니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김대중 대통령이 1987년 6월항쟁 당시 '대통령 직선제'를 주장하자 대선에 유리해지기 위한 정치적 주장이라는 비판이 나왔다"며 "하지만 국민들이 대통령 직선제를 이뤄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당원과 국민들이 1인1표제를 요구하는 것도 마찬가지"라며 "당원주권시대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1인1표제는 헌법·당헌 상 너무나 당연한 원리"라고 덧붙였습니다.
문 최고위원은 "이제 와서 다른 부차적인 이유로 이것(1인1표제)을 다시 보류하거나 문제 삼는 것은 그동안 당원들에게 얘기했던 민주당의 약속을 저버리는 행위"라며 "'차기 지도부부터 이것을 적용해야 된다, 뭐 한다'는 것은 또 다른 프레임을 만드는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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