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엇갈린 ‘무형자산’…삼성·현대차·한화 늘고, SK·LG 줄고
작년 무형자산 75조…1년 새 7%↑
특허분쟁 등 대응 vs 사업구조 재편
2026-03-24 15:45:31 2026-03-24 16:14:1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인공지능(AI)부터 배터리, 반도체까지 지식재산권(IP)을 둘러싸고 글로벌 특허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기업에서는 고부가가치 창출에 필요한 무형자산을 놓고 전략이 갈렸습니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은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선행 개발 투자를 늘린 반면 SK나 LG, GS 등은 리밸런싱(사업구조 재편)이나 기대만큼 수익이 나오지 않아 비용으로 털어내는 무형자산 손상차손과 상각이 발생하며 오히려 자산이 감소했습니다.
 
서울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을지로 마천루 모습. (사진=뉴시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SK·현대차·LG·포스코홀딩스·롯데·한화·HD현대·GS·신세계 등 10대 그룹의 작년 말 연결 기준 무형자산(영업권 포함)은 총 75조6182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년동기(70조8217억원)에 견줘 6.8% 증가한 수준입니다.
 
무형자산은 고정자산 중 물리적인 실체는 없지만, 식별 가능한 비화폐성 자산으로 특허권이나 영업권, 지식재산권, 연구개발, 브랜드 가치 등을 일컫습니다. 과거에는 토지나 공장 등 눈에 보이는 유형자산이 기업가치를 결정했다면 무형자산은 산업이 고도화할수록 기업의 경쟁력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커지는 실정입니다.
 
다만 그룹별로 보면 내부 전략에 따라 온도차가 나타났습니다.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삼성전자입니다. 삼성전자의 무형자산은 29조4806억원으로 전년 대비 24.2% 증가하며 압도적 1위를 기록했습니다.
 
삼성전자의 무형자산은 10대 그룹 전체의 40%를 차지합니다. 반도체 초격차 유지를 위한 특허권 확보와 AI 관련 소프트웨어 투자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1984년 미국에 첫 특허를 등록한 이래 작년 말까지 세계적으로 총 28만1857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38조원의 R&D투자를 통해 국내 특허 1만639건과 미국 특허 1만347건 등을 등록했습니다. 특허 분쟁에 대응하기 위해 R&D 활동의 지식재산화에 집중한 것입니다.
 
현대차의 경우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환에 속도를 내며 무형자산 규모(9조2681억원)를 1년 새 20.6% 늘렸습니다. 전기차,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커넥티드카 플랫폼 등 선행 개발 투자가 늘어난 결과입니다.
 
현재 현대차는 자율주행 등 미래기술 분야와 전기차, 하이브리드와 같은 친환경 분야, 로봇·모빌리티·수소 등 신사업·신기술 분야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특허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현대차의 지식재산권을 보면 지난해 말 기준 특허는 3만9152건, 디자인 관련 지식재산권은 8274건에 달합니다.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한화는 에너지와 방산 분야의 기술력을 응집하며 무형자산만 11조4446억원을 기록, 10대 그룹 중 세 번째로 무형자산이 많았으며 포스코홀딩스, 신세계의 무형자산은 각각 5조4935억원, 6422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12% 증가했습니다.
 
반면 SK의 무형자산은 1년 전보다 25% 빠진 11조9079억원으로 지난 2022년 20조원 이후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SK는 지난 2024년부터 그룹 포트폴리오에 대한 선택과 집중,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리밸런싱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계열사 통·폐합과 매각으로 과거 인식된 영업권 등 무형자산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LG의 무형자산은 1079억원으로 전년 대비 8% 줄었습니다. 여기에는 배터리 등 일부 사업 부진으로 인한 손상인식과 자산 정리, 포트폴리오 재편이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비용적 성격인 무형자산상각비는 지난해 말 268억원으로 조사됐으며 자산의 미래가치가 현재(장부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상각하는 손상차손은 57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밖에 GS(1조9311억원)와 롯데지주(1조327억원), HD현대(4조3097억원)의 무형자산은 각각 1년 새 5.7%, 3.4%, 0.1% 감소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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