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닉스’ 축제 주총…곽노정 “‘현금 100조 이상 확보 목표”
AI 투자 확대와 경쟁 위해 순현금 필요
“재무건전성 필요”…HBF·CXL 등 준비
2026-03-25 13:25:22 2026-03-25 14:28:49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시대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100조원 이상의 순현금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내놨습니다. 엔비디아 등 고객사 수요에 맞춰 안정적으로 투자를 집행하기 위해선 재무건전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25일 열린 주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25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제78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글로벌 톱티어 기업들과 경쟁하고 구조적 수요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한 단계 강화된 재무건전성이 필요하다”며 “어떠한 환경에서도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투자를 집행할 수 있도록 순현금 100조원 이상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현재 메모리 시장은 AI시대의 중심에서 전례 없는 성장 기회를 잡았다”며 “AI 기술 고도화와 컴퓨팅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메모리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4조9400억원이며, 차입금은 22조24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현금에서 차입금을 제외한 순현금은 12조6900억원입니다.
 
곽 사장은 “현금 창출력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부채비율은 2024년 64%에서 지난해 46%로 낮아졌고 순차입금은 순현금으로 전환했다”면서도 “글로벌 톱티어 기업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날 주총에서는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요구하는 주주들의 발언도 이어졌습니다. 실제 한 주주는 “영업이익을 잘 내고도 주주환원에 대한 얘기는 없고, 100조원 이상 현금을 모아야 하는 것에 대해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주식회사임에도 돈을 벌어 ‘SK왕국’을 만들려고 하느냐”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곽 사장은 “지난해 주총 당시 주가가 20만7000원 정도였는데 올해는 100만원이 넘었다”며 “주가가 오른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 개발과 적기 투자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성과를 내려다보니 투자도 해야 하고 현금 확보와 주주환원도 동시에 필요한 과도기일 수 있다”며 “충분한 현금은 미래 성장을 위한 전략적 자산인 동시에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이어 “올해도 실적과 현금 추이 등을 지켜보면서 추가 배당 등의 방안을 검토해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실행할 계획이고, 꾸준히 수익을 내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액면분할 가능성에 대한 질의엔 “거래량이나 투자자 구성, 시장 전망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사안으로 당장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했습니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에 대해선 “미국 시장에서 SK하이닉스 가치를 재평가 받기 위한 일환”이라고 언급했습니다.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의 행복문.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올해 AI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기술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4의 경우 고객이 요구한 일정에 맞춰 적기에 공급하고, 커스텀(Custom) HBM 개발도 차질 없이 준비한다는 방침입니다. D램은 최선단 공정인 1c나노미터(nm) 전환을 가속화하고, 소캠(SOCAMM)2와 그래픽 전용 D램(GDDR)7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또 청주 P&T7과 미국 인디애나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 건설을 통해 전공정부터 후공정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통합 제조 역량을 확보할 예정입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초고용량, 초고속 메모리인 CXL(Compute Express Link)을 개발 중이며, 낸드(NAND)를 수직 적층해 AI D램의 용량을 보완하는 고대역폭 플래시 메모리 HBF(High Bandwidth Flash) 제품도 준비 중입니다.
 
곽 사장은 “올해 SK하이닉스는 단순 공급자(Provider)를 넘어 ‘풀 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Full Stack AI Memory Creator)’로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역사를 쓰고자 한다”며 “기존의 틀에 머무르지 않고, 고객이 가장 필요로 하는 가치를 창의적인 방식으로 제시하고 구현해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전했습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 △개정 상법 반영 △차선용 미래기술연구원장 사내이사 선임 △사외이사(정덕균·김정원·최강국 사외이사 선임) △2026년 자기주식 보유 및 처분 계획 승인 등 11개 의안이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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