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본법 세계 최초 시행…과제도 산적
산발적 정책들, 법적 궤도에 올랐지만…
기준 모호하고, 현장서 실효성 한계 부각
여력 없는 중소·스타트업계 걱정 더 커
2026-01-22 15:23:59 2026-01-22 17:43:40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인공지능(AI)에 대한 국가 차원의 체계를 정립하고 위험성을 사전 방지하기 위한 취지의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대한 기본법(AI 기본법)'이 세계 최초로 시행됩니다. AI 관련 법 제정은 유럽연합(EU)에 이어 두 번째지만, 실제 가동한 국가는 우리나라가 처음입니다.
 
AI 기본법은 그간 가이드라인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운용돼왔던 정책들을 법적 궤도에 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데요. 하지만 기준 자체가 모호하고, 현장에서의 실효성 한계도 부각되는 등 과제가 산적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AI 기본법은 금일(22일)부터 본격 시행됩니다. 이번 법에는 국가 AI 경쟁력 제고를 위한 사업 활성화 및 인프라 구축, 연구개발(R&D) 및 데이터 확보, AI 활용 기반 마련 등 다양한 정책이 폭넓게 담겼습니다. 업계가 최대한 유연하게 AI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규제 최소화 방향으로 골격이 짜인 것도 특징입니다.
 
하지만 이번 법은 총론적 선언이 많고 해석이 모호해 실제 현장에서의 준수 여부가 불명확합니다. 정부조차 법 시행 이후 최소 1년 이상 규제 운영 기간을 둘 만큼, 사실상 이 법의 보완 여지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는데요.
 
무엇보다 규제 핵심인 '고영향 AI'의 불확실성이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AI 기본법은 사람의 생명, 건강, 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분야를 고영향 AI로 분류하는데, 이 중대한 영향의 판단 기준이 매우 추상적이라는 것이죠.
 
AI 기본법이 사람의 안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실제로 AI 기본법은 AI로 영향을 받는 집단을 명확하게 명시하고 있지 않습니다. 산업 진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EU AI와 달리 상대적으로 인권 보호가 미흡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중소·스타트업계의 걱정은 더 큽니다. 시행령만 421페이지에 달할 만큼 규정 자체가 방대하고 복잡한 상황에, 중소업계의 경우 이에 대한 해석을 자문할 비용 여력이 크지 않습니다. 아울러 AI 기본법을 위반하면 최대 3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는데요. 이 과태료마저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일단 과기정통부는 기업 문의에 대응하기 위한 'AI 기본법 지원 데스크'를 운영하고, 산업계·시민단체·학계가 참여하는 제도 개선 논의도 병행해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한다는 방침인데요. 보완해야 할 점들이 많아 기업과 소비자 간 혼선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전창배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 이사장은 "AI 기본법의 경우 명칭에서도 드러나듯, AI 기술, 산업 진흥에 대한 규정과 AI 신뢰성에 대한 조항이 모두 담겨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때문에 기업, 소비자 어느 쪽도 만족하기보다는 우려하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전 이사장은 "향후 법 개정을 통해 수정, 보완을 거치고, 시행령에서 법 내용을 구체화해 우려 사항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AI 기술, 산업 진흥에 관한 법과 AI 신뢰성, 안전에 관한 법을 분리해 각각 제정할 필요도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달 20일 광화문 일대에서 AI 기본법 시행 대비 설명회가 진행됐다. (사진=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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