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초호황에도 장비업계 실적은 ‘아쉬움’
작년 4분기 장비업계 실적 전년과 비슷
실적 반영에 시차…추가 발주 진행 중
“후방산업인 장비업계 반등 초입 국면”
2026-01-20 15:07:40 2026-01-20 15:54:23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인공지능(AI) 발전으로 반도체 초호황기(슈퍼사이클)가 도래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업체들은 전례 없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지만, 반도체 장비업계는 초호황기의 수혜가 더딘 모습입니다. 메모리 업계의 설비투자와 장비업계의 실적 반영 간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인데, 업체들이 생산능력(캐파) 확대에 나서면서 올해는 본격적인 실적 반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미반도체가 올해 말 출시 예정인 차세대 HBM 생산 전용 장비 ‘와이드 TC 본더’. (사진=한미반도체).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글로벌 TC본더 강자인 한미반도체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증권가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694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719억원 대비 소폭 감소한 수준입니다. 증착장비 업체인 원익IPS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260억원 대비 소폭 상승한 29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20조원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특히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이 16~17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16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로 고대역폭메모리(HBM)을 비롯해 범용 D램, 낸드플래시까지 전 제품군에서 수요와 가격이 오른 덕분입니다.
 
이처럼 메모리 업계와 장비업계 간 실적 차이가 나는 이유는 메모리 업계의 장비 투자가 장비업계의 실적 반영으로 이어지기까지 구조적인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메모리 업체들이 HBM 등 고부가 제품에 생산능력을 집중하고 있는 만큼, 범용 제품을 포함한 생산량 확대는 신중한 상황입니다. 여기에 고객사 물량 확보를 위해 업체 간 단가 인하 경쟁을 치렀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업계는 설명했습니다.
 
다만 데이터센터 수요 등 이번 메모리 초호황기가 과거 호황기 때와 다른 업계의 구조적 변화라는 점에서, 업체들이 설비투자 확대에 나서면서 장비업계의 수혜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은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 성장세가 계속돼 2027년 시장 규모가 15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실제로 한미반도체는 최근 SK하이닉스와 97억원 규모의 HBM 제조용 TC본더 공급 계약을 수주하기도 했습니다. 한화세미텍 역시 한미반도체와 비슷한 규모의 TC본더 공급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반도체 습도제어 솔루션 전문기업 저스템의 경우 삼성전자로부터 신규 물량을 확보하기도 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이 먼저 개선되고, 이후 후방산업인 장비업계의 실적이 개선되는 초입 국면”이라며 “고객사들이 설비투자를 본격적으로 진행하면서 추가 발주가 이어지면 실적 개선세는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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