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트럼프발 대혼란…중동전 시나리오 셋
"이란 초토화" 돌연 '보류'
종전이냐 확전이냐 '갈림길'
2026-03-24 18:00:42 2026-03-24 18:06:24
[뉴스토마토 박주용·동지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발전소에 대한 폭격 예고를 늦추면서 돌연 협상 모드로 전환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행보에 중동 전쟁도 대혼란에 빠진 모양새인데요. 이란에 대한 공격을 5일간 유예하면서 향후 전쟁은 '셀프 종전', '확전', '종전' 등의 시나리오 중 하나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대로 양국 간 의견 접근이 이뤄질 경우 전쟁이 휴전이나 종전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미 지상군이 중동으로 파견됐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어, 결렬 시 대규모 확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셀프 종전'으로 전쟁 직전 상황으로 회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①트럼프 셀프 승리 선언 및 퇴각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열린 '멤피스 안전 태스크포스 원탁회의' 연설에서 "이란은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위협을 끝낼 마지막 기회를 얻었다"며 "이 기회를 잡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틀 동안 이란과 매우 강력한 협상을 진행했고 주요 합의점을 갖고 있다고 알렸습니다. 하지만 이란은 협상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5일간의 공격 유예 기한에도 이란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습이 발생했습니다.
 
현재로선 미·이란 양국의 협상이 진전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결국 5일간의 공격 유예 기간이 지난 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상징적인 시설을 제한적으로 몇 차례 타격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데요. 이후엔 트럼프 대통령이 셀프 승리 선언을 한 뒤 중동 전쟁에서도 발을 뺄 수 있습니다. 미국과의 협상에서 별다른 이득을 못 본 이란은 핵 개발에 나서면서 중동 전쟁 직전 상황으로 회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미국과 이란이 각자도생하는, 이른바 '트럼프발 셀프 종전 시나리오'입니다.
 
성일광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협상이 결렬된다면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할 가능성은 전쟁 전보다 높아진다"며 "혁명수비대 쪽 강경파들은 협상보다 전쟁을 선호하기 때문에 전쟁 전보다 핵무기 (개발) 위험이 더 커졌다"고 전망했습니다.
 
②공습 재개 및 확전
 
미 지상군이 대이란 작전에 투입되면서 대규모 확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 다시 설정된 데드라인인 27일엔 약 5000명에 달하는 미 해병대가 이란 인근에 도착합니다. 일각에선 이번에 보강된 해병대 병력은 이란 원유 수출의 거점인 하르그섬 점령 작전에 투입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82공수사단의 투입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어서 미 해병대가 섬을 장악한 뒤 이어서 공수부대가 투입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됩니다.
 
이런 움직임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태세 전환이 5일간의 지상군 투입 시간을 벌기 위한 연막작전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상군이 투입될 경우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 규모는 종전 계획보다 훨씬 커지게 됩니다. 결국 미국의 지상군 투입으로 중동 전쟁이 확전 양상의 흐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테네시주 멤피스의 공군 주방위군 기지에서 열린 ‘공공 안전 태스크포스 원탁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③중·러 개입 및 중재, 미국 대 이란 담판
 
가능성은 적지만 미국과 이란이 담판을 통해 극적으로 타결하면서 종전이 되는 시나리오도 있습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개방이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이 이란과 공동관리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물밑에서 진행되는 양국의 협상이 성공할 경우 조기 종전 분위기가 급물살을 탈 수도 있습니다.
 
만일 종전이 이뤄진다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양국을 중재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란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걸프 지역 국가 수장들과도 통화하며 전쟁 중단을 설득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이란의 석유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도 종전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가운데 지상군이 투입될 가능성은 낮게 봤습니다. 김덕일 고려대 아연 중동·이슬람센터 연구위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란이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종전이 되겠지만 받아들이기 어려워 보인다"며 "공격 유예 기한 이후 미군 특수부대나 해병대가 잠깐 치고 빠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 방해를 공습으로 대응한 뒤 해병대가 들어가서 정리하고 나오는 식의 양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들이 정상적으로 운항할 수 있는 상태가 돼야 트럼프 대통령도 종전을 선언할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인근 주요 섬들을 점령하고 안전을 확보한 뒤 종전을 선언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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