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방산·로봇 다 올랐다…종착지는 그룹주
현대차·한화·삼성 그룹주 ETF 일제히 강세
테마주 피로감에 순환매 안착… 변동성 방어 대안
2026-01-21 16:38:58 2026-01-21 16:48:42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반도체·방산·로봇 등 주도 테마가 빠르게 교체되는 순환매 장세 속에서 증시 자금의 흐름이 개별 종목에서 대기업 그룹주 상장지수펀드(ETF)로 이동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현대차(005380)·한화(000880)·삼성 등 주요 그룹주 ETF가 연초 이후 수익률 상위권에 오르며 순환매 장세의 또 다른 축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테마 추격 부담이 커진 환경에서 그룹 단위 투자 전략이 순환매 자금을 흡수하는 종착지로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21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연초 이후 수익률 상위 ETF에는 방산·조선·반도체 등 특정 산업을 추종하는 테마형 상품과 함께 대기업 그룹 계열사를 묶은 ETF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집계됩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에 투자하는 'TIGER 현대차그룹+펀더멘털' ETF는 시장가 기준 연초 이후 수익률 43.03%를 기록하며 국내 상장 ETF 4위에 올랐습니다. 레버리지 상품을 제외한 일반 주식형 ETF 가운데서도 2위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현대차그룹 주가 전반의 강세가 ETF 수익률을 끌어올린 주요 요인으로 꼽힙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연초 이후 83.9% 상승하며 가파른 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현대건설(000720)은 57.2%, 현대글로비스(086280) 44.8%, 기아(000270) 42.7%, 현대모비스(012330) 32.1% 오르며 주요 계열사 주가가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주가 흐름은 단기 실적 기대를 넘어 중장기 전략 변화에 대한 평가와 맞물렸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현대차그룹은 연초 CES 2026에서 자회사 보스턴다이나믹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했습니다. 이후 로봇의 양산 가능성과 제조 공정 적용, 글로벌 기술 기업과의 협업 구상 등이 알려지며 미래 모빌리티 전략에 대한 관심이 확대됐습니다. 자동차산업을 넘어 로봇·자율주행·인공지능(AI)을 포괄하는 사업 구조가 부각되면서 투자 범위 역시 개별 종목에서 그룹 단위로 넓어지는 흐름입니다. 
 
다른 대기업 그룹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확인됩니다. 방산 업종 강세 속 'PLUS 한화그룹주' ETF는 같은 기간 33.91%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그룹주 ETF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성과를 보였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방산 관련 계열사 주가가 동반 상승하면서 방산 테마 ETF뿐 아니라 그룹주 ETF로도 매수세가 확산되는 모습입니다.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 국면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주요국 국방비 확대 기조가 이어지면서 방산 업종에 대한 중장기 기대감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거론됩니다. 이 과정에서 단일 방산 종목이 아닌 그룹 단위 투자 전략이 선택지로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삼성그룹 ETF도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주가가 연초 이후 약 16% 상승하며 다시 '15만 전자' 수준을 회복한 가운데, 삼성전자를 약 30% 비중으로 담은 주요 그룹주 ETF들이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ACE 삼성그룹섹터가중', 'KODEX 삼성그룹', 'TIGER 삼성그룹펀더멘털' 등이 대표적입니다. 계열사를 동일 비중으로 편입한 상품과 비교하면 삼성전자 비중이 높은 ETF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를 나타냈습니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 속에서 대형 핵심 계열사의 주가 상승이 그룹주 ETF 수익률에 직접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시장에서는 최근 반도체와 방산, 로봇 등 주도 업종의 교체 주기가 짧아지면서 단일 테마 투자에 대한 피로감과 변동성 부담이 함께 커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정 분야가 급등한 이후 조정을 받는 흐름이 반복되자 여러 산업을 동시에 담은 대기업 그룹주 ETF가 순환매 이후의 투자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 그룹은 개별 계열사의 단순한 집합을 넘어 로봇과 인공지능 등 신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가 재편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테마 교체 속도가 빨라질수록 특정 종목을 추격하기보다 그룹 전반의 펀더멘털에 투자하는 그룹주 ETF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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