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인재 영입으로 완성된 ‘시총 3위’ 현대차
엔비디아·테슬라서 ‘거물’급 인재 영입
자율주행·로보틱스, 피지컬 AI로 통합
2026-01-20 14:14:48 2026-01-20 14:35:36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서 검증된 인재들을 잇달아 영입하며 시가총액 100조원을 돌파하고 국내 상장사 시총 3위에 올랐습니다. 단순한 완성차 제조사가 아닌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기술 기업으로 재평가받기 시작하면서입니다.
 
보스턴다이나믹스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이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현대차)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개장 직후 현대차 주가는 전일 대비 2.4% 오른 49만원에 거래되며 시가총액 100조331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국내 상장종목 중 시가총액 순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3위입니다. 현대차의 시총은 지난해 12월29일 60조원을 넘어선 뒤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이달 7일 70조원, 13일 80조원을 차례로 돌파하며 불과 한 달도 안 되는 기간 40조원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주가 급등세의 배경에는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이 2021년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전기식 아틀라스는 실제 자동차 공정 시연을 통해 외신으로부터 극찬을 받았습니다. 영국 가디언을 비롯한 주요 IT 매체들은 아틀라스를 CES 2026을 대표하는 로봇으로 지목하며, 단순 연구용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올해 CES 발표를 감안하면 보스턴 다이내믹스 파트너십 확대와 자금조달 시 기존과 다른 형태의 증자가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며 “하반기 자율주행 로드맵, 신흥시장 현지화 등도 모멘텀”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의 진짜 승부수는 따로 있었습니다. CES 직후 엔비디아와 테슬라 출신의 거물급 인재들을 연이어 영입하며 피지컬 AI 전략을 본격화한 것입니다. 이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피지컬 AI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배경에 세계적 인재 수혈이라는 복안이 깔려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박민우 포티투닷 겸 AVP 본부장과 밀란 코박 밀란 현대차그룹 자문(왼쪽부터). (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은 지난 13일 엔비디아 출신 박민우 부사장을 그룹 최연소 사장급인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로 영입했습니다. 박 사장은 엔비디아에서 자율주행 인지 기술 개발 조직을 초창기부터 이끌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양산 및 상용화를 주도한 인물입니다. 엔비디아 이전에 테슬라에서도 오토파일럿 개발 과정에서 테슬라 비전을 설계하고 개발을 주도했습니다. 엔비디아로 이직할 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직접 퇴사를 만류했을 정도로 조직 내 존재감이 컸던 인물입니다.
 
이어 16일에는 테슬라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개발을 총괄했던 밀란 코박을 그룹 자문역 및 보스턴다이내믹스 사외이사로 영입한다고 밝혔습니다. 코박 사외이사는 AI와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전 영역을 아우르는 풀스택 엔지니어링 역량을 갖춘 인물로, 지난 2016년 테슬라에 입사한 이후 최근까지 자율주행 시스템 오토파일럿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개발을 총괄했습니다. 지난해 6월 퇴사할 당시 머스크는 SNS를 통해 지난 10년간 테슬라에 기여해준 것에 감사하며 함께 일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전략은 자율주행과 로보틱스를 별개 영역이 아닌 하나의 피지컬 AI 생태계로 통합하려는 시도로 평가받습니다. 박 사장이 이끌 포티투닷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하고, 코박 사외이사가 합류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그 기술을 로봇 하드웨어에 적용하는 구조입니다. 
 
자동차에서 검증된 인지 및 제어 알고리즘이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이식되고, 반대로 로봇이 복잡한 환경에서 축적한 행동 데이터가 다시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에 활용되는 선순환이 가능해집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공격적인 인재 영입이 제조사를 넘어 AI 하드웨어 플랫폼 기업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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