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금융당국이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를 우선 배정하는 방안을 도입하기 위해 기존 공모주 배분 구조 재설계를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만 최종 배정 비율은 물론 기존 사전 배정 물량 중 어느 부분을 조정할지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국회에선 20~70%까지 자율·의무 배정 비율 안이 제시돼 있어 향후 조율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1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금융위원회는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주주에게 일정 비율의 공모 신주를 보장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과 관련해 배정 비율 조정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해당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된 상태입니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물량 조정 필요성을 인지하고 들여다보고 있다"며 "아직 확정된 안은 없고, 어떤 부분을 조정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구체적인 배분 구조는 국회 논의를 통해 결정될 사안"이라고 했습니다. 어디서 얼마나 물량을 조정할지, 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최적 안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제도 개선 필요성은 인정한 셈입니다.
관건은 이미 촘촘하게 짜인 기업공개(IPO) 공모주 배분 구조에서 모회사 주주 몫을 어떻게 추가로 확보하느냐 입니다. 현재 IPO 배정 구조엔 여유가 거의 없습니다. 유가증권시장은 우리사주(20%), 일반 청약(25% 이상), 하이일드 펀드(5% 이상) 등이 우선 배정, 특히 코스닥은 벤처투자신탁(25% 이상)까지 포함돼 최대 85%가 사전 확정돼 있습니다. 코스닥에선 기관 자율 배정 물량(15%)이 남아 있지만, 국회가 요구하는 모회사 주주 대상 최소 의무 배정 비율 25% 이상을 확보하려면 추가 물량이 필요합니다. 이미 사전 배정된 일부 물량 조정이 불가피한 것입니다. 여당에선 25~70% 범위의 의무 배정안을, 국민의힘은 20% 이내 자율 배정안을 각각 발의한 상태입니다.
이 같은 배분 구조상 제약으로 부작용 우려도 제기됩니다. 의무 배정 비율이 높아질 경우 개인투자자 물량이 줄어 청약 수요가 위축, IPO 흥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기관투자자 배정 축소 역시 수요예측 참여 감소로 이어져 공모가의 적정 가격 형성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환경이 악화 우려도 거론됩니다. 여기에 모회사 소액주주 보호를 위해 신주 배정을 늘리려다 기존 투자자 물량이 줄 경우 취지가 일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금융위 역시 이 같은 이유로 신주 배정 비율 확대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 왔습니다. 앞선 당정협에선 15% 이내 자율 배정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금융위가 중복 상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은 예외적으로 허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모회사 주주에 대한 신주 배정도 제한적 상황에서 보완 장치로 기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금융위는 올해 2분기 중 중복 상장을 원칙 금지하되, 주주 보호 대책이 면밀한 예외 사례에 한해서만 상장을 허용하는 심사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최근 간담회에서 "송아지 밴 암소를 샀는데 송아지 주인이 남이면 화가 나지 않겠느냐"며 중복 상장에 따른 소액주주 권익 훼손을 비판한 바 있습니다.
그간 알짜 사업 부문을 떼어내 별도로 상장하는 '쪼개기'는 모회사 주가 하락을 유발하는 지주사 할인 주범이자, 국내 증시 저평가 현상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돼 왔습니다. 특히
LG화학(051910)·
LG에너지솔루션(373220) 사례처럼 핵심 사업이 자회사로 이전되며 발생하는 모회사 소액주주들의 권익 훼손 우려를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 모습. (사진=뉴시스)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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