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지배구조 짠 금호석화…자사주 운명 주주 손에
개정 상법 맞춰 집중투표제 허용
자사주 소각, 이사회→‘주총 승인’
2026-03-26 13:18:22 2026-03-26 14:27:02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주주환원’과 ‘경영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금호석유화학(011780)이 자사주 활용의 새 판을 짰습니다. 기존의 자사주 소각 원칙은 유지하면서도, 개정 상법 시행에 맞춰 경영상 필요 시 ‘이사회’가 결정하던 자사주 보유 규정을 ‘주주총회 승인’ 사항으로 바꿔 예외적 보유의 길을 열어둔 것입니다. 과거 경영권 분쟁을 치렀던 만큼 신사업 투자 등을 명분으로 한 최후의 보루를 남겨둔 행보로 풀이됩니다.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 26일 서울 중구 시그니쳐타워스에서 열린 제48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호석유화학)
 
25일 금호석유화학은 서울 중구 시그니처타워스에서 제40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자기주식 보유 및 처분에 관한 규정 명확화,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 독립이사 명칭 변경 및 감사위원회 구성 강화 등을 포함한 총 5개의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습니다.
 
주목할 부분은 ‘자기주식 보유 및 처분에 관한 규정 명확화’입니다. 개정 상법에 따르면 기업들은 현재 보유 중인 기존 자사주는 법 시행일로부터 1년6개월 안에 소각을 마쳐야 하고, 신규 취득 자사주는 1년 안에 반드시 소각해야 합니다. 다만 임직원 보상이나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상 목적이 있다면 매년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 예외적으로 보유나 처분이 가능합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말 기준 지분율 13.44% 수준의 자사주 349만9000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과거 3년간 자사주의 50%를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충실히 이행해 비중을 지속적으로 줄여왔습니다. 올해도 기보유 자사주의 25% 수준인 87만4417주(1065억원 규모)를 소각한다고 공시했습니다.
 
평소 자사주 소각과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기업으로 꼽혀온 금호석유화학은 이번 정관 변경을 통해 ‘자사주는 원칙적으로 소각하되, 필요시 보유 가능’이라는 방향을 명확히 했습니다. 기존에는 이사회 결의로 자사주 소각 여부를 결정할 수 있었지만, 이를 주주총회 승인 사항으로 격상시키며 통제 장치를 강화했습니다.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상 필요가 인정될 경우 예외적으로 자사주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면서, 과거 경영권 분쟁 경험을 감안한 ‘안전판’을 남겨둔 것으로 해석됩니다. 과거 ‘조카의 난’을 촉발하며 경영권 분쟁의 한 축이었던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 측은 이번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별도의 주주 제안도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금호석유화학 정기 주총 현장. (사진=금호석유화학)
 
주총에서는 개정 상법의 분리 선출 요건에 따라 감사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양정원 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가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선임됐습니다. 일반 사외이사로는 김재희 크리스틴 이화다이아몬드공업 대표와 박순애 서울대 교수가 선임됐습니다.
 
이사의 보수 한도는 줄었습니다. 올해 이사 보수 최고 한도는 지난해 65억원에서 5억원 줄어든 60억원으로 승인됐습니다.
 
백종훈 대표이사는 “지난해 석유화학산업 전반에 걸쳐 수익성 압박이 지속된 한 해였지만 원가 절감과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매출 6조9158억원, 영업이익 2718억원을 달성하며 견조한 수준의 이익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친환경 자동차 솔루션 강화, 바이오 및 지속 가능 소재,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 전환 가속화라는 3대 성장 전략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의 질적 전환을 이뤄 수익 구조 개선과 미래 성장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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