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민성장펀드 5월 출시 난항 국회 세제 형평성 질타에 소득 기준 논의 급물살
전산 구축 부담·추경 변수 겹치며 출시 지연 불가피
ISA 쿼터로 우회 검토에도 국회 "가입 제한 필요"…제도 충돌 불가피
2026-03-26 15:40:05 2026-03-26 20:55:38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금융위원회가 예고했던 5월 '국민성장펀드' 출시가 사실상 어려워졌습니다. 국회에서 가입자 간 형평성 검토가 미비하다는 질타가 이어졌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소득 기준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전산 시스템 구축과 제도 보완에 따른 부담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국회 추가경정예산 일정까지 겹치면서, 국민성장펀드 출시는 당초 계획보다 더 지연될 것으로 보입니다.
 
26일 금융권과 국회 등에 따르면 국민성장펀드는 당초 5월 출시를 목표로 추진됐습니다. 다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형평성 문제가 부각되며 소득 기준 도입 요구가 제기됐고, 이에 따라 제도 전반에 대한 보완 필요성이 커진 상황입니다.
 
지난 16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는 국민성장펀드와 관련한 세제 형평성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최병권 수석전문위원은 "소득계층 간 과세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고 소득 재분배 기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책적 목적에 공감하더라도 그 수단까지 동의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충분한 검토 없이 발표가 먼저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조세소위 위원장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도 "먼저 발표하고 나중에 국회에 제도를 들고 와 통과를 요청하는 방식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국회에서는 고소득자 중심 세제 혜택을 제한하기 위한 소득 기준 도입 논의가 본격화됐습니다. 다만 실제 적용 과정에서는 기술적 제약도 적지 않습니다. 근로소득자는 연말정산을 통해 비교적 최근 소득이 반영되는 반면 자영업자는 전년도 소득을 기준으로 5월 종합소득세 신고 이후에야 소득이 확정됩니다. 이처럼 소득 산정 시점이 달라 동일 기준 적용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부는 가입 자격을 제한하는 대신 서민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기준을 활용해 일부 물량을 저소득층에 우선 배정하는 '쿼터제'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전체 물량의 약 20~30%를 해당 기준에 맞는 투자자에게 먼저 배정하는 방식입니다. 서민형 ISA는 이미 소득 요건 검증 시스템이 구축돼 있어 별도 전산 개발 없이 활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국회에서는 쿼터제만으로는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소득 기준을 명확히 설정해 가입 자격 자체를 제한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면서 제도 설계 변경 가능성도 커진 상황입니다. 연령 기준 역시 변수로, 미성년자 명의 분산 가입을 통한 증여 우회를 막기 위한 기준 도입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세제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책이 먼저 발표되고 일부 사전 준비 절차가 진행된 점도 국회 논의 과정에서 함께 언급되고 있습니다.
 
전산 구축과 행정 절차 부담도 일정 차질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소득 기준을 적용하려면 전국민 소득을 일괄적으로 판별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시스템 개발에만 최소 1개월 이상이 소요되고 이후 신청 접수와 자격 심사, 대상 확정 절차까지 고려하면 추가로 수 주가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소득 기준이 도입되는 순간 5월 출시는 사실상 어려워진다"고 말했습니다.
 
금융위원회 국민성장펀드 추진단도 전산 구축에 일정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추진단 관계자는 "세제안이 확정돼야 상품 구조가 완성되고 출시가 가능하다"며 "현재는 목표 시점에 맞춰 사전 준비를 진행 중인 단계"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시스템 개발은 협의가 이뤄지면 판매사에서 진행돼 출시 시점까지 이어지며, 통상 한 달 정도 기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안과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관련 상황은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회 일정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원내행정국은 상임위에 추경 관련 협상 진행을 보류하라는 지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세소위원회 일정 역시 잡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정치권에서는 관련 법안이 추가경정예산안과 함께 처리될 경우 통과 시점이 빨라야 4월10일 전후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당초 일정 자체가 현실 여건과 맞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한 시장 관계자는 "소득 기준은 처음 설계 단계에서 검토됐어야 할 사안"이라며 "지금처럼 뒤늦게 반영되면 일정이 밀리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2월11일 박상진(왼쪽 일곱번째부터) 산업은행 회장, 이억원 금융위원장,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이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출범식에서 기념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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