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과세 규정…"소득 기준 불명확·이중과세 우려"
금투세 폐지 속 '가상자산만 과세' 형평성 논란 재점화
과세 인프라 부족·해외 거래 이동 가능성 '풍선효과' 경고
2026-03-25 15:04:06 2026-03-25 15:04:06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국민의힘이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와 만나 디지털자산 과세 제도 전반을 재점검했습니다. 당 차원에서 가상자산 소득세 폐지 법안까지 발의한 상황인 만큼 이번 간담회는 단순한 의견 수렴을 넘어 과세 폐지 논의에 정치권과 업계가 공조 가능성이 엿보이는 자리로 해석됩니다. 
 
국민의힘은 25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코인원에서 '디지털자산 과세제도 개선 관련 현장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해 정점식·유상범·김은혜·박수영·최보윤·박충권 의원 등이 참석했습니다. 거래소 업계에서는 오세진 코빗 대표, 이재원 빗썸 대표, 오경석 업비트 대표, 최한결 고팍스 부대표, 차명훈 코인원 대표, 김재진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상임부회장 등이 자리했습니다.
 
이번 간담회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디지털자산을 증권이 아닌 상품으로 보는 방향을 제시하는 등 글로벌 제도 변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과세 체계를 시장 현실과 국제 흐름에 맞게 손봐야 한다는 문제의식 속에서 마련됐습니다. 국민의힘은 2027년 과세 시행을 앞두고 가상자산의 법적 성격, 거래유형별 과세 기준, 해외 거래 관련 쟁점, 투자자 보호와 시장 육성 문제를 함께 점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현행법상 가상자산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됩니다. 연 250만원을 공제한 뒤 20% 세율을 적용하며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실제 부담은 22% 수준입니다. 시행 시점은 2027년 1월 1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다만 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된 상황에서 가상자산에만 별도로 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이 과세 형평성과 제도 일관성 측면에서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이어져 왔습니다. 이에 송언석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가상자산 소득세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금투세가 폐지된 상황에서 가상자산 과세만 예정대로 시행되는 것은 형평성 논란을 키울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송 원내대표는 "업계 의견을 직접 듣고 향후 정책과 입법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이번 간담회가 현장 목소리를 토대로 제도를 다시 설계하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날 공개 발언에서는 가상자산 과세를 단순히 세금을 걷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에 대한 정부의 이해 수준과 산업 육성 방향이 맞물린 사안으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김은혜 의원은 "정부 규제 기조를 비판하며 시장이 커졌는데도 제도는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차명훈 코인원 대표도 환영사를 통해 "이번 논의를 계기로 디지털자산 산업이 국가 미래 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약 45분간 이어진 비공개 회의가 진행됐습니다. 이후 김은혜·박수영·최보윤 의원과 김재진 닥사 부회장이 간담회 백브리핑을 진행했습니다. 
 
45분간 이어진 비공개 회의 이후 김은혜·박수영·최보윤 의원과 김재진 닥사 부회장이 간담회 백브리핑을 진행했다. (사진=뉴스토마토)
 
백브리핑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문제의식이 드러났습니다. 김은혜 의원은 가상자산 과세를 둘러싼 핵심 쟁점으로 "가상자산의 소득 기준과 정의부터 불명확하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시장의 성격 규정과 과세 개념 정리가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세금부터 부과하는 것은 순서가 맞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의원은 "수수료 과정에서 이미 부담이 발생하는데 다시 소득세를 매기면 이중과세 문제를 피하기 어렵다"면서 "투자자 보호 관점에서 제도를 다시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청년 투자자 역시 보호받아야 할 납세자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습니다.
 
박수영 의원은 과세 인프라의 준비 부족을 정면으로 문제 삼았습니다. 박 의원은 국세청이 2027년 시행에 맞춰 과세할 만큼 충분히 준비돼 있지 않다고 지적하며 "국제 암호화자산 정보교환체계(CARF)가 도입되더라도 실제 개인별 과세 자료 확보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현재 시스템이 사실상 5대 원화 거래소 중심으로 짜일 가능성이 큰 만큼 과세가 시작되면 오히려 자금이 해외 거래소나 다른 경로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습니다. 
 
박 의원은 "가상자산 시장이 미국 달러 시장 다음으로 원화 시장 규모가 클 정도로 커진 상황에서 시장 육성 노력보다 과세 논리가 앞서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습니다.
 
최보윤 의원은 이번 간담회의 의미를 "현장 목소리를 입법에 반영하기 위한 자리"로 정리했습니다. 최 의원은 "국세청 발표 이후에는 실제 업계와 시장의 목소리를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최 의원은 과세 문제뿐 아니라 법인·외국인 투자자 이슈, 2단계 입법 지연, 투자자 보호와 거래소 요구사항까지 종합적으로 논의할 필요성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현재도 일부 자금이 해외 거래소로 이동하는 흐름이 있는 만큼 과세 제도가 이런 이동을 더 부추기지 않도록 설계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후속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국민의힘은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공청회와 추가 간담회 등을 통해 청년 투자자와 업계의 의견을 더 듣고, 이를 토대로 입법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국민의힘이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와 만나 디지털자산 과세 제도 전반을 재점검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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