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윤서 기자] 10일부터 시행된 개정 노조법에 따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자회사인 캠코FMC·캠코CS 내 민주노총 공공연대노동조합이 원청을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했습니다. 공공연대노조는 캠코가 임금과 업무 범위 등 핵심 노동조건에 실질적으로 결정·개입하고 있다며 교섭 테이블에 나올 것을 촉구했습니다.
20일 노조에 따르면 캠코는 세부 안건 미제출을 이유로 교섭 요구 사실 공고를 이행하지 않았고, 이에 노조는 13일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시정명령을 신청했습니다. 이후 지노위 권고에 따라 노조가 세부 안건을 제출했으며, 교섭 미공고에 대한 시정명령 심문은 다음 주 중 열릴 예정입니다. 해당 심문 결과에 따라 교섭 개시 여부와 책임 범위가 가려질 전망입니다. 이외에도 공공연대노조는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기술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 공공기관 총 네 곳에 교섭을 요구했지만, 현재까지 교섭 요구 사실 공고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노조는 원청의 실질적 영향력을 교섭 의무의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김민재 공공연대노동조합 부위원장은 "자회사와 노동조합이 어떤 합의를 하더라도, 최종 예산 승인이 모회사 이사회에서 이뤄져야 집행되는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공공기관 예산 편성 지침과 자회사 운영 개선 대책 등으로 임금·복리후생 기준이 이미 원청 주도로 설정돼 왔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습니다.
캠코 측은 그동안 절차상 요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캠코 관계자는 "세부 교섭 안건이 제시되지 않아 공고를 진행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노위가 노조에 안건 보완을 요구했고, 현재는 관련 안건이 제출된 상태입니다. 이에 따라 교섭 진행 요건은 충족된 것으로 보이지만, 캠코 측은 운영 전반에 직접 개입하는 구조는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됩니다.
이에 대해 김 부위원장은 "원청으로부터 교섭에 관한 직접적인 응답을 받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노조는 현재 시정명령과 이의신청 절차를 진행 중이며, 필요할 경우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노조는 처우 격차도 문제 삼고 있습니다. 노조 측은 "공공부문의 하청노동자는 원청 노동자와 동일한 공간에서 일하면서도 낮은 임금과 병가·상여금 등 복리후생 차별, 열악한 노동조건을 강요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은 "세부 안건은 요구안인데, 교섭 요구 단계에서 반드시 공개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밝히면서 "노조는 교섭 요구만 하면 되고, 회사는 이를 근거로 교섭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취할 수 있어 결국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 실장은 "정부가 공공기관의 모범 사용자 역할을 강조해온 만큼, 이번 사례는 공공기관 자회사 교섭권의 방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자산관리공사 본사 사무실. (사진=한국자산관리공사)
남윤서 기자 nyyyse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