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언급에…정청래 '검찰개혁 딜레마'
의총 열고도 결론 못 낸 검찰개혁안
대통령 발언 이후 '보완수사권' 공감대↑
2026-01-22 17:58:04 2026-01-22 18:10:16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서 검찰개혁의 주요 쟁점인 보완수사권을 두고 두 차례 정책의원총회를 열었음에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에 대한 여당 내 찬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섰기 때문인데요. 다만 이재명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예외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을 언급한 이후 열린 이번 의원총회에선 보완수사권 필요성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이전에 비해 좀 더 힘을 얻는 분위기입니다.
 
이에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고심에 빠졌습니다. 정 대표는 그동안 당내 강경파와 강성 지지층 요구에 부응해 보완수사권의 전면 폐지를 주장해왔는데요. 당청 간 입장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 정 대표가 최근 보완수사권 대신 보완수사요구권은 수용할 수 있다는 의사도 밝혔지만, 자칫 이 대통령과 입장이 엇갈릴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 대표로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뿐만 아니라 검찰개혁 추진 방식을 놓고도 딜레마에 직면한 모양새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강경파 목소리에도…한풀 꺾인 보완수사권 반대 기류
 
민주당은 22일 국회에서 정책의원총회를 열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입법예고안을 논의했습니다. 특히 이번 의원총회에선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에 논의가 집중됐다고 합니다. 보완수사권은 경찰 등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가 미진하거나 부실하다고 판단될 때 검사가 추가로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합니다.
 
당초 민주당 내부에서는 보완수사권에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강조하는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은 보완수사권도 수사에 해당하는 만큼 일말의 여지 없이 검사에게서 박탈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강경파 의원들은 보완수사권에 대한 이 대통령의 언급에도 보완수사권 폐지에 목소리를 냈습니다. 국회 본관에서 의원총회가 시작됐을 때 같은 시간대에 국회 의원회관에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검찰개혁 토론회'가 진행됐는데요. 이번 토론회에 참석한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해 박지원·서영교·김승원·민형배 민주당 의원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모두 보완수사권 폐지를 주장했습니다.
 
이 가운데 서영교·박은정 의원은 보완수사요구권에 대해선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보완수사요구권은 검사가 경찰이 송치한 사건이나 영장 청구 단계에서 미진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될 때, 경찰에게 추가 수사를 하도록 지시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합니다.
 
하지만 이번 의원총회에선 보완수사권에 대한 반대 기류가 한풀 꺾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반대 목소리가 강했던 직전 의원총회 때와 달리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고 합니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이 원칙적으로 필요하지 않지만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말한 것과 같은 취지로, 예외적으로 보완수사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말들이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한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보완수사권 필요성을 놓고 찬반 의견이 거의 반반이었다"며 "보완수사권을 예외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과 보완수사권 유지는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안 맞아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섰다"고 전했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다시 당청 갈등 생길라…정청래, 보완수사요구권 '설득'
 
검찰의 수사권 전면 폐지를 주장해온 정청래 대표는 딜레마에 빠지게 됐습니다. 보완수사권 유지는 검사에게 수사권을 주는 것과 다름없는데요. 이러한 점에서 정 대표가 이전에 취했던 검찰의 수사권 폐지 기조와는 방향이 다릅니다. 보완수사권을 인정하게 되면 당내 보완수사권 폐지를 촉구하는 강성 지지층의 반발에 휩싸일 수 있는데요. 이에 정 대표가 나름의 조정안으로 보완수사요구권 수용 의사를 밝혔지만, 이마저도 당내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비판 목소리가 나옵니다.
 
그렇다고 정 대표가 보완수사권 폐지에 무게를 둔다면 이 대통령과의 의견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검찰개혁안과 관련해 지난해에도 중수청을 어느 부처 산하에 둘 것인지를 두고 민주당과 정부의 의견이 엇갈린 바 있는데요. 
 
보완수사권을 두고 이번에도 당청 간 엇박자가 난다면, 정 대표의 리더십에도 상당한 타격이 될 전망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정 대표는 보완수사요구권까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하며 최대한 당청 간 의견의 간극을 줄이려고 했는데요.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의원들에게 보완수사요구권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설득에 나섰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는커녕 오로지 어떤 개혁 조치가 명분과 대의에 매달려 고통과 혼란만 가중시킨다면 그것은 개혁이라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여권 내 검찰개혁 논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개혁 과정의 방식과 속도에 대한 경계 메시지로 해석됩니다.
 
이번 의원총회에서 보완수사권 문제 외에 중수청 인력을 법조인 여부에 따라 이원화하는 정부안에 대해선 반대가 다수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중수청의 수사 범위를 9대 범죄에서 일정 부분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민주당은 오는 26일 입법예고 이전에 지도부를 비롯해 당내 의견을 추가로 취합하고, 당정협의를 거쳐 정부와 함께 최종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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